"중국 환율 조작하고 있다"…재무부 보고서와 달라
CNN "중국 진출한 기업들이 탈출하고 있다는 주장은 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합의가 불발되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는가 하면 금리 인상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불리해졌다며 또다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무역 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 등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취임한 이후 중국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15조~20조 달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NN은 팩트체크에서 “중국 경제 규모는 13조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경제 규모보다 더 많이 잃기는 불가능하다”며 “중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확장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2016년 11월 이후 6%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이같은 흐름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선출되기 이전에 이미 나타났다.
세계은행(WB)은 중국의 지난 2017년 경제규모는 12조2380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6.6%였기 때문에 현재 중국의 경제 규모는 13억 달러로 추산할 수 있다.
중국이 15조에서 20조 달러를 잃게 된다며 세계 경제 지도에서 중국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표현을 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어느정도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미국 경제도 중국의 보복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GDP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으로 추산했을 때 1000억 달러로, 트럼프가 주장한 15~20조 달러와는 큰 차이가 있다.
트럼프는 또 미 재무부의 발표와는 달리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그들(중국)은 고의로 자신들의 화폐의 가치를 떨어트렸다. 이미 수년전부터 이렇게 해왔다. 중국은 이를 통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팩트체크에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 1년간 9% 떨어졌지만 미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중국 위안화 약세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인한 타격을 완화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웠다고 밝혔다.
CE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위안화 약세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쿠션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CE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위안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은 지난 9일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위안화 약세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인위적인 환율 개입을 부인했다.
이 행장은 “무역 전쟁과 위안화 환율은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다”며 “최근 위안화 약세가 뚜렷해진 것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기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에 지속적인 위안화 약세를 이끌만한 정책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지난해 인민은행이 환율에 개입한 것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또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 증거로 미국을 포함한 해외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의 표현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중국에 진출한 일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외에 다른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는 것은 맞지만 중국에서 해외 기업들이 대거 철수하고 있다는 증거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CNN은 중국에 있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 밖으로 공장을 옮기는 것은 인건비와 무관하지 않다며 트럼프가 대중 관세를 부과하기 이전에 이런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미국이 지난 10년간 베트남,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한 것은 이들 국가가 의류 및 전자제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상공회의소 상하이 지부가 지난달 현지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업들의 60%는 대중 관세 때문에 중국에 있는 제조업 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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