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에 선박 너무 많다”…헝가리 정부, 2013년 경고 무시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2일 12시 43분


보고서 "다뉴브강 혼잡, 긴장상태"
헝가리 당국, 관광 수입 축소 우려해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 사고가 발생하기 전 선박 교통량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경고가 이미 수년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이를 경고하는 최소 두 건의 보고서가 있었으나 관광 수입 축소를 우려한 헝가리 정부가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부다페스트시가 의뢰해 작성된 2013년 연구보고서는 “크루즈 선의 운항 급증으로 다뉴브강이 혼잡해졌으며, 이는 현재 긴장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부다페스트 시장을 지낸 가보르 뎀스키는 “시 공무원들이 다뉴브강의 선박 통행량이 너무 많고 이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대응에 실패했다”며 “이는 매우 수익성이 높은 사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다페스트 교통 당국이 올해 작성한 연구보고서에는 다뉴브강을 오가는 관광 유람선과 다른 선박 간 더 많은 협력이 요구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헝가리 관광청은 크루즈선의 항해와 관련해 당국은 모든 국제 규정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국제투명성기구 헝가리 지부는 “정부가 사업적 수익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지나치게 무시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만약 이 가정이 성립된다면 이는 중대한 과실이며 기소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운항하는 한 선장은 최근 정부가 선박 운항 면허기준을 완화하며 화를 불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2013년 정부 관리자 출신이 선박 면허 필기 시험을 분야를 담당하기 시작하며 소형 선박에 대한 면허 기준이 변경됐다”며 “항해에 대해 아무것도 배울 필요가 없다. 정확한 답을 외우기만 하면 면허를 딸 수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관광이 주요 수입원인 헝가리과 부다페스트시의 방치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정치적 계산과 안전을 경시한 이윤 추구가 만들어낸 참사라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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