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찾은 미국인 7명,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
“FBI 독극물 분석 진행…사건 사이 연관성 아직”
카리브해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 낙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1년 사이 이곳을 찾은 미 관광객들이 연달아 사망해 미국이 수사에 나섰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12일(현지시간) 미연방수사국(FBI) 관계자를 인용, FBI가 도미니카 지방 당국과 함께 호텔리조트에 머물던 미국 관광객 3명의 의문의 죽음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년간 도미니카에서 목숨을 잃은 미국인은 모두 7명이다. 이들의 죽음은 갑작스럽거나 술을 마신 뒤 발생했다는 점 등의 유사성이 나타났으며 사망자 유족들은 수사를 통해 해답을 밝혀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미니카 관광 관계자들은 각각의 사건은 개별적이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아직 미 당국은 관광객들의 죽음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를 결론 내리지 않았다. 로빈 번스타인 도미니카주재 미국 대사는 FBI가 현재 독극물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한 달이 걸린다고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 미스터리’는 지난 5월 불거졌다. 펜실베이니아주 출신 사업가 미란다-샤업 웨르너(41)는 결혼기념일을 기념해 호텔을 방문했다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그는 폐에 액체가 차 호흡 곤란을 호소했는데, 사망 전 호텔 방 미니바에서 음료를 마셨다고 도미니카 당국은 말했다.
사고 5일 뒤인 5월30일, 이번엔 메릴랜드주 출신 커플 너새니얼 에드워드 홈스(63)와 신시아 앤 데이(49)가 호텔 방에서 같은 원인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 두 개 호텔은 모두 바이아 프린시페 호텔앤리조트가 소유한 곳으로, 호텔은 이후 “직원들은 모든 안전 프로토콜을 준수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미국인 3명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년 내에 비슷한 상황에서 목숨을 잃은 관광객의 유족들이 연이어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미 NBC10은 작년 6월 바이아 프린시페 호텔에서 펜실베이니아 출신 펜실베이니아 출신 이베트 모이크 스포츠(51)가 미니바 음료를 마신 뒤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7월에는 메릴랜드주 출신 데이비드 해리슨(45)이 하드락호텔앤카지노에 머물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같은 리조트에서 또 다른 미국인이 술을 마신 뒤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은 CBS에 “도미니카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돌연사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자이자 ABC방송 TV쇼 ‘샤크 탱크’의 심사위원인 바바라 코코란은 12일 자신의 형제 존이 도미니카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65세였던 존은 지난 4월21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NPR은 전했다.
번스타인 대사는 “지금으로선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들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그 어떠한 징후도 없으며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도미니카공화국에 살고, 일하고, 방문한 미국민들의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 비극적인 사건들에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도미니카 관광 당국에 따르면 매년 이곳에는 관광객 약 600만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이중 미국인이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가르시아 관광부 장관은 사망 의혹과 관련, “가능한 한 빨리 확실한 답변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관광객들이 더 안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망 원인에 대한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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