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이란이 피격 배후”…이란 “CIA가 용의자”
CNN “미국 이란 모두 얻을 것 없어… 배후는 ‘안갯속”
미국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오만해에서 벌어진 유조선 피격 사건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군함이 오만 해상에서 불발탄을 제거하는 영상까지 증거로 제시했지만, 이란 측은 미국 정보기관(CIA)이 사건 용의자라고 주장하고 있어 양국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주요 원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의 프론트 알타이르호(마셜제도 선적)와 일본 선사 고쿠카산교의 고쿠카 커레이저스호(파나마 선적)가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란이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게 미국의 평가”라며 “이란이 자행한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 그리고 긴장 고조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견장에선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진 못했으나, 이후 이란 해군 보트가 고쿠카 코레이져스호에서 폭발하지 않은 선체 부착 폭탄(limpet mine)을 제거하는 동영상이 발견됐다. 하지만 영상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 사건의 정확한 배후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번 사건이 지난달 12일 아랍에미리트(UAE) 해역에서 유조선 4척을 상대로 이뤄진 공격과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쿠카 코레이져스호 측면에서 미폭발 장치가 나왔는데, 이는 지난달 피격 때와 같은 수법이라는 게 미국 측 설명이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자작극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언 이란 외교위원회 특별 고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페르시안 걸프와 오만해 원유 수출을 불안케하는 주범은 미국 CIA와 이스라엘 모사드(정보기관)”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바레인의 어리석음이 중동 폭력의 불꽃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사건 당일 트위터에 “아베 총리와 하메네이가 우호적인 대화를 나누던 중 공격이 발생했다”며 피격 시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명분을 쌓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고 본 것이다.
폼페이오가 성명을 발표한 이튿날에는 “미국이 즉시 이란에 혐의를 제기하기 위해 뛰어들었다”며 “나는 몇 달 전에 정확하게 이 시나리오를 경고했다. 내게 천리안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누가 이 사건을 기획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 모두 이번 사건으로 얻을 게 많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이란이 또다시 공격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의 고립이 강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우군인 아베 신조 총리가 이란을 방문한 상황에서 미국이 자작극을 벌였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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