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기관원들에 의해 터키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 유엔이 조사를 위탁한 독립적 인권 전문가가 “신빙성 있는 증거”를 이유로 사우디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의 연루 가능성을 조사할 것을 19일 보고서를 통해 유엔에 강력히 권장했다.
아녜스 칼라마르드 조사관은 이날 101페이지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지난해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저질러진 카슈끄지 살해에 대한 후속적인 범죄 수사를 요구할 것을 유엔 기관 및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촉구했다.
칼라마르드는 빈살만 왕세자와 사우디 왕실 고위 보좌관 사우드 알카타니의 형사법적 연루 가능성을 검토하고 조사하는 것이 매우 민감한 사안임을 인정한 뒤 “이들 두 사람의 유죄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여성 조사관은 “확실하게 나온 결론은, 적절한 기관이 형사 범죄 책임을 물을 정도인지 추가로 조사할 가치가 충분한,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형사적 연루 여부를 추가 조사할 증거가 확보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특정의 일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를 구현하고 사법 책임의 소재를 찾으면서, 소위 총 쏜 뒤 아직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스모킹 건’이나 그 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에 목을 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2일 미국 거주의 반 사우디 왕실 논조 언론인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종적을 감춰 실종되자 터키 언론과 정부는 사우디 정보 기관의 살해 그리고 빈살만 왕세자의 연루 가능성을 즉각 제기했다. 사우디는 실종 자체를 계속 부인하다 21일 카슈끄지가 영사관에서 죽은 사실을 인정한 뒤 23일 사우디 기관원들의 자의적, 잘못된 판단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왕세자의 연루 가능성은 철저히 부인했다.
사우디는 11명의 혐의자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이름도 알려주지 않은 채 비공개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5명이 사형 선고 가능성이 있다고만 밝히는 정도였다.
미국은 국무부가 자체 조사 후 카슈끄지 살해에 연루된 사우디인 16명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빈살만 왕세자의 책임을 거명하는 것은 물론 사우디를 공식 비판하는 자세도 취하지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