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안만나지만 다른 형태로 대화할 수도”
韓 DMZ 방문해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아시아 순방 기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형태로(in a different form) 그와 얘기할 수 있다”고 언급해 북미 대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백악관을 출발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순방 중에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그러나) 그(김 위원장)는 아니다”라며 “그러나 다른 형태로 그와 얘기할 수는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형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더 많은 서한을 주고받는 얘기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G20 정상회의 이후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접경지인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 일각에서는 이때 북미 정상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북미 정상은 최근 들어 서로 서한을 주고받았다. 지난달 23일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와 관련해 ‘흥미 있는 내용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는데, 여기에 만남 제안이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만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미뤄 두 정상의 직접 대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깜짝 만남’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DMZ를 방문해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더 무게가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를 방문해 연설하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오후 한국에 도착하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목적 중 하나도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북한을 향해 발신할 메시지를 우리 측과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북한 측과 실무접촉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다가오는 한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메시지를 보낼 기회를 준다”고 설명했다.
NK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DMZ로 가서 케네디·레이건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그는 역사에 기록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건 북한에 억류된 사람들이나 그 너머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대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테고 오히려 그의 ‘친구’(김 위원장)를 애지중지하는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교착 상태에 있던 북미는 최근 양국 정상의 ‘친서 외교’로 대화를 재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서로의 서한을 “아름답다” “훌륭하다”고 표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서 또 다른 정상회담이 언급됐냐는 질문을 받고 “아마 있었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어느 시점에 그것(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26일 서면 인터뷰에서 “북미협상의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다. 이제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며 “(북미) 양국 간에는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노이 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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