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가운데 중국 영화제작자들이 미국 배우의 출연을 비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배우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무역전쟁이 악화될 경우 중국 정부가 미국 관련 콘텐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보복으로 한류 콘텐츠를 제한한 바 있다.
‘지난달 7500만달러(약 878억원) 규모 프로젝트에서 배제됐다’는 맷 윌리엄 놀스는 FT에 “중국에 있는 우리 대행사는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불가항력적인 사항이라며 계약을 종료했다”며 “그들(중국인)은 미국인과 일하게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놀스는 중국 영화계에 진출한 수십명의 미국 배우 중 한명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석유회사 임원, 신화 속의 신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FT는 중국 제작사들의 비공식적인 금지의 영향을 받는 미국 배우들은 맷 데이먼 등 헐리우드 배우들이 아닌 중국내 외국인 배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주한 배우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들 배우들의 일자리를 지켜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영화와 방송 드라마에 다수 출연했지만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미국 배우도 “대다수 영화제작사들이 (미국 배우 고용에)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계는 물론 중국 일부 대형 방송사들도 유사한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FT는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한 연예기획사 매니저는 중국이 사드 배치의 보복으로 한류 연예인들의 출연을 금지한 것을 언급하면서 “악몽같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산업 고위 관계자는 FT에 올해 미국 영화가 중국 박스오피스 기존 기록을 갱신하는 등 중국내 할리우드 영화 유통에는 무역전쟁 여파가 미치지 않고 있지만, 무역 전쟁이 심화될 경우 제재 가능성이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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