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정보분석관, 기후변화 증언 막은 백악관에 항의사임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1일 10시 07분


로드 슈노버 미 국무부 정보분석관이 하원 정보위원회에 기후변화에 대한 자료와 증거 및 기후변화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신의 서면 증언을 백악관이 차단한 것에 항의해 사임한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노버 분석관은 과학저널 등에 게재된 기사와 정보 보고들을 바탕으로 기후변화가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안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인류의 위기를 높인다는 내용의 서면 증언을 준비했었다.

백악관은 당초 슈노버 분석관의 증언을 허용했었지만 돌연 그의 서면 증언 가운데 절반 정도에 대해 제출을 금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슈노버는 결국 서면 증언을 포기하고 정보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백악관의 조치에 항의해 12일 사임하기로 했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그의 사임에 대해 “자발적 사임에 대해 코멘트할 것이 없다”면서도 “행정부 내에 대통령을 음해하고 미국의 민주적 절차를 해치려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노버는 10년 가깝게 국무부에서 정보 분석관으로 일해 왔다. 그는 이번에 사임을 결정하기 전에도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한 국무부의 보고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한 국무부 내 인물들과 여러 차례 충돌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슈노버 분석관이 하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하려던 서면 증언 내용이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와 법률고문들에 의해 대폭 삭제됐다는 사실은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에 의해 처음 보도됐다. 한편 미 국방부는 지난 2014년 기후변화가 국가안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규정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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