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일본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이를 두고 일본 경제산업상이 이례적으로 ‘트위터 대응’에 나서 주목된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15일 문 대통령의 발언을 트위터에서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각 나라의 수출 통제 관련 지침은 국제기구가 검증할 사항이 아니라는 주장도 펼쳤다. 경제산업성은 이번 수출규제의 담당 부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조치의 이유로 내세웠다가 개인과 기업간의 민사 판결을 통상 문제로 연계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세코 경제상은 이 내용을 트위터에서 다시 언급하며 “일본은 당초부터 안전 보장을 목적으로 수출 관리를 적절히 하려는 관점에서 (수출규제를) 재검토한 것”이라면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대항(보복) 조치가 아니라고 일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이 의혹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로 양국이 함께 국제기구의 검증을 받아 의혹을 해소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세코 경제상은 반론했다.
세코 경제상은 “수출 허가를 판단하는 ‘운용’은 국제 수출관리 체제인 바세나르 체제의 기본 지침으로 각국 법령에 위임돼 각국이 책임지고 실효성 있는 관리를 하도록 요구한다”면서 “국제기구의 검증을 받을 만한 성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오는 23~24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선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정식 의제로 채택돼 논의될 예정이다.
세코 경제상이 이처럼 공식 경로가 아닌 트위터로 반박에 나선 건 여론에 호소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의견을 정부의 입장이 아닌 “나의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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