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후(AD) 230년대 것으로 추정되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독교인의 편지가 공개됐다. 생선간 소스를 보내 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의 이 편지의 분석 결과 고대 로마제국에서 부유층 기독교인은 탄압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1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이 편지는 스위스 바젤대의 고대 문헌 전시물 중 하나로 공개됐다. 바젤대는 이를 파피루스 수집품의 일부로 1세기 이상 소장하고 있었다. 파피루스는 고대 이집트에서 풀 섬유로 만들어 썼던 종이의 일종이다.
파피루스 위에 고대 그리스어로 쓰인 이 편지는 이집트 중부의 테아델피아 마을에서 발견되었으며 아리아누스라는 남성이 형제인 파울루스에게 보냈다. 아리아누스는 가족들의 안부를 물으면서, 봐서 좋은 것으로 생선간 소스(fish liver sauce) 등의 물품을 사서 보내라는 청을 했다.
연구자들은 편지 수신인 이름이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바울(영어식 표기는 Paul)의 이름을 딴 파울루스라는 점, 마지막에 ‘주 안에서 잘 지내기를 기도한다’는 문장으로 마무리한 점을 들어 기독교인의 편지로 보았다. 파울루스라는 이름은 당시 로마에서 흔하지 않았던 이름이다.
또 보통 초기 기독교도는 이교도로서 박해받은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이 편지에는 딱히 탄압을 받는 듯한 내용이 없고 가족의 안녕을 서로 전하고 있어 박해가 보편적인 것은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연구자들은 이들 형제가 지주이자 지방에 거주하는 엘리트 관리의 젊고 교육을 받은 아들들이라고 보면서 이들 계층은 기독교인이라도 상대적으로 평온한 삶을 누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초기 기독교인들의 대다수는 유대인 태생으로, 이교도 숭배 관행을 받아들이지 않아 박해받았다. 기독교는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인 4세가 되고서야 로마에서 합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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