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룸버그통신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해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한국을 상대로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무역전쟁은 가망 없다(Abe’s Trade War With South Korea Is Hopeless)’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 지도자는 결코 상업적 무기를 정치 분쟁에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라며 수출 규제 해제를 촉구했다.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는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정치적 장악력을 확보했다. 그중 첫 번째로 할 일은 그가 이웃 한국을 상대로 일으킨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일본을 해방하는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부품 수출 규제가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블룸버그는 “일본 관리들이 수출규제의 목적은 첨단제품이 북한으로 불법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실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에 보복하려는 데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한일 양쪽 모두 지금 자신들의 입장에 갇혀 있다”라며 일본은 1965년 체결된 한일협정에 따라 모든 보상청구를 완전하게 최종적으로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한국은 아베 총리의 제3국 강제징용 중재위 설치 요청을 거부하고 공동 기금을 만들어 배상할 것을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의 행보는 중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호하는 왕따 전술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세계 무역질서를 강화한다는 이유로 존중의 박수를 받은 지도자로서 특히 위선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피해는 아베의 명예 실추를 훨씬 넘어설 수 있다. 일본 공급업체들은 시장 점유율과 신뢰성에 대한 평판을 잃게 될 것”이라며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 한국도 보복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장이 고조되면 안보 관계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며 “일본은 미국과 제한적인 무역협정을 마무리하려 애쓰는데, 한국과의 분쟁은 불필요하게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를 어렵게 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라며 “일본은 수출규제를 해제 추가 조치를 말아야 하며, 한국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중재에 동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대북 문제에서 미국 도움이 절실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행동에 신속하게 화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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