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명의 이민자를 추방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 단속이 35명을 체포하는 데 그쳤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CE는 이번 단속으로 35명을 체포했으며 매슈 앨번스 ICE국장대행은 작전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당국이 14일 대규모 불법 이민 단속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예고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일요일(14일)부터 사람들을 그들의 나라로 데리고 갈 것이다. 혹은 범죄자들을 감옥에 넣거나 그들 나라의 감옥으로 넘기겠다”고 경고했다.
법원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은 최소 2000명의 이민자와 우연히 현장에서 발견된 불법 이민자가 모두 검거 대상이라고 알려지면서 언론은 이번 단속을 대대적인 ‘급습’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ICE가 예상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인원을 잡아들이면서 작전은 싱겁게 끝난 모양새다.
이번 작전은 시카고, 뉴욕, 볼티모어, 애틀랜타,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휴스턴, 덴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10개 지역이 대상이었다. 다만 허리케인 배리가 강타한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에서는 단속이 이뤄지지 못했다.
2017년 8월 유사한 단속을 진행했을 때는 나흘 동안 650명을 잡아들였다. 73명의 가정 구성원과 불법 입국 어린이 120명 등이 포함됐다. 작전 도중 ICE와 마주친 457명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속 시작 날짜를 미리 공개해 작전이 실패했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앨번스 대행은 이미 몇주 전부터 언론 보도가 나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단속 당시에는) 언론의 관심이 더 적었고 이는 운영적인 측면에서 확실히 더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AP에 따르면 허리케인도 단속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이민자 권리 보호 단체들이 대대적으로 이민자의 법적인 권리를 홍보했다. 활동가들은 많은 이민자들이 단속 기간 교회에도 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고 전했다. 이민자가 많은 지역인 시카고, 애틀랜타, 마이애미에서는 교통량이 줄었다는 통계가 나왔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 각 도시 시장들이 나서 이민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버나드 잭 영 시장과 마이클 해리슨 경찰국장은 ICE의 단속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도 LA경찰국장과 함께 비슷한 취지의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체포된 이민자들은 추방을 기다리고 있다. 2018년 회계연도에는 25만6086명이 추방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12 회계연도에 40만9849명을 추방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회계연도는 10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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