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새총리 보리스 존슨 반대 물결…“내 총리 아니다”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4일 17시 40분


영국에서 보리스 존슨 새 총리에 대한 반감이 온라인과 소셜 공간을 통해 확대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과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에 따르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과거 존슨 전 장관이 했던 여성혐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막말’을 문제삼으며 해시태그 ‘#내 총리가 아니다(#NotMyPM)’ 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는 3년 전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벌어졌던 ‘#내 대통령이 아니다(#NotMyPresident)’ 운동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린다 그린 저널리스트 겸 작가는 “인종차별 발언을 여러 차례 해도 (명문) 이튼과 옥스포드를 나오면 전체 인구 0.3%가 지지하더라도 총리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리암 브렛 경제학자는 “그는 영국판 트럼프”라며 존슨 전 장관이 했던 ‘막말’들을 나열했다.

존슨 전 장관은 지난 2002년 일간 텔레그래프에 보낸 기고문에서 아프리카 흑인을 지칭하며 ‘깃발을 흔드는 피카니니(flag-waving piccaninnies)’ ‘수박미소(watermelon smiles)’ 등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됐다. 피카니니와 수박은 아프리카 흑인을 비하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같은 해 스펙테이터 기사에서는 자신을 환영해준 아프리카 아이들을 가리켜 ‘에이즈 걸린 성가대원들(AIDS-ridden choristers)’이라고 묘사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존슨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가 집무실에서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흉상을 치웠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반(半)케냐인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대영제국에 대한 혐오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썼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여러 편의 글을 통해 처칠 흉상에 대한 루머를 해명해야 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발언이나 소수자 혐오 막말도 심심치 않게 터져나왔다. 존슨 전 장관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텔레그래프에 보낸 기고문에서 올림픽에 참가한 여성 선수들을 가리켜 “젖은 수달처럼 반짝이는 반나체 여성들”이라고 묘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1996년 텔레그래프 기자로 일할 때에는 노동당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섹시측정(tottymeter)’이라는 단어를 쓰며 참석한 여성의원들의 외모를 평가했다. 그는 또 여성들 사이에 노동당 지지율이 높은 점을 문제삼아 “여성들이 더 난잡해진다”며 “태생적인 변덕 때문”이라는 표현을 썼다.

1998년 동성애자로 알려진 피터 만델슨 당시 무역산업부 장관이 사임할 때는 “탱크탑을 입은 남색들이 울부짖을 것”이라며 조롱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부르카를 입은 이슬람 여성을 ‘우편함’, ‘은행강도’에 비유해 구설에 올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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