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치인들에 일침 가한 ‘스웨덴 환경 소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5일 03시 00분


기후변화 대책요구 16세 툰베리, 일부 하원 의원들 연설 보이콧에
“과학적 진실 외면하지 말아달라… 어른이 할일 안해 우리가 나선 것”


기후변화 문제 공론화를 위해 ‘등교거부 운동’을 펼쳐온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16·사진)가 프랑스 하원 연설에 앞서 일부 우파 정치인들에게 보이콧을 당했다. 툰베리는 이 정치인들에게 “애들 말은 듣지 않아도 좋지만 과학적 진실은 외면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23일(현지 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툰베리는 이날 프랑스 하원에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연설을 했다. 하원의원 모임인 ‘생태·연대적 전환의 가속화’ 초청을 받은 그는 이 자리에서 “어른들이 이 일(환경보호)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청소년)가 과학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고 했다.

그는 특히 연설 말미에 “어떤 사람들은 이곳에 오지 않기로 했고, 어떤 사람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듣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겨우 어린이일 뿐이니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과학적 진실은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툰베리의 이 말은 프랑스 일부 우파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20일 프랑스 중도우파인 공화당 기욤 라리베 의원은 “기후변화와 싸우려면 과학의 진보와 정치적 용기가 필요한 것이지 이런 묵시록적인 예언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동료 의원들에게 툰베리의 연설을 보이콧할 것을 촉구했다. 같은 당의 쥘리앵 오베르 의원도 21일 소셜미디어에 “반바지를 입은 예언자에게 박수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이콧에 동참했다.

이 의원들의 보이콧은 프랑스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툰베리가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격려를 받았고, 노르망디에서는 올해의 자유상을 수상했지만, 프랑스 의회에서는 조롱을 받은 뒤에야 박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툰베리는 지난해 북유럽에 기록적인 폭염이 덮치자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등교거부 시위’를 펼치며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전 세계 청소년들의 동참이 이어졌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툰베리#기후변화#등교거부 운동#스웨덴#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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