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과 ‘사법방해’ 여부 등을 수사했던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가 24일(현지시간) 특검 수사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뮬러 전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은 건 그가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이고 퇴임 후에는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보고서 발표 이후에 내내 침묵했다가 ‘폭탄 발언’을 단번에 내뱉은 셈.
AFP통신 등에 따르면 뮬러 전 특검은 이날 하원 법사위원회와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을 완전한 무혐의로 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분명히 답했다.
뮬러 전 특검은 “대통령은 그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받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뒤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벌어진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측과의 공모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사실 여부를 확인했냐는 질문에는 “전적으로 맞다”고 답변했다.
다만 “법무부의 정책과 공정성 원칙에 따라,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며 “그건 우리의 결정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결정”이라고 했다.
뮬러 전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현직) 대통령은 범죄 혐의로 기소될 수 없다”며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불가는 법무부의 규정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소환 조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소환할 경우 그가 소환에 불응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서면 답변이 정확하지 않고 불완전하며 불충분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지난 4월 448쪽 분량의 최종 수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관련 발언을 극히 삼가던 뮬러 전 특검은 이번에 처음 의회에 출석했다.
뮬러 전 특검은 이날 오전에는 법사위원회에서, 오후에는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들과 마주 앉았다. 두 청문회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넘겨 3시간씩, 모두 더해 6시간 넘게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뮬러 전 특검의 청문회에 대해 ‘마녀사냥’으로 재차 규정하면서 자신과 공화당이 승리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아주 좋은 하루였다”며 “우리나라와 공화당에 아주 중요한 날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멋진 하루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뮬러 전 특검을 향해 “끔찍한 일을 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성과였다”고 했다. 또한 “민주당에게는 재앙 같은 결과”라며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길 때문에 2020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뮬러 전 특검 청문회가 끝난 뒤 ‘트럼프 탄핵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민주당 측은 차기 2020 대선에서 러시아 등 해외기관이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법을 어긴 사람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탄핵이 가능한 범죄 행위가 있었고 대통령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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