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엄격한 국경정책과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며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에 따르면, 화제가 되는 사진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멕시코 국경수비대원이 무장을 한 채 서 있고, 그 앞에는 한 여성이 아들을 안고 흐느끼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은 로이터 통신이 촬영한 것이다.
또한 멕시코 일간지 ‘엘 유니버설’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여성이 멕시코 국경수비대원에게 자신과 아들이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하기도 했다.
과테말라 출신으로 레티 페레즈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계속 흐느끼면서 “지나가게 해달라. 부탁이다”라며 “그들이 나를 되돌려 보내도록 하지 마라. 나는 내 아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주미 멕시코 대사를 지낸 아르투로 사루칸은 트위터를 통해 ‘요즘 아주 인기 있는 사진’(pic du jour)이라며 이 사진을 공유했다.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도 사루칸 전 대사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멕시코 정부는 이것(엄격한 이민정책)을 수용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멕시코가 미국으로 넘어오는 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약 2만1000명의 국경수비대를 남·북부 국경 지역에 배치하며 이민자 단속을 강화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지난 22일 미국과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지 6주가 지난 가운데 미국으로 넘어간 이민자의 수가 36%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멕시코의 국경 단속 강화를 두고 미국의 위협에 굴복해 미국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루칸 전 대사는 NPR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양국이 국경에 대한 책임을 공유해야 하고 멕시코는 국경에 대한 통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미 이민자들이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가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국과 멕시코 모두 이민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많은 멕시코 국민들은 미국의 압박과 위협으로 인한 것이지만 엄격한 국경 단속에 나서고 있다.
최근 멕시코 현지 언론인 레포르마와 워싱턴포스트(WP)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멕시코 국민 10명 중 6명은 “이민자들이 멕시코에 부담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중 55%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러 가려다 잡힌 중미 이민자들의 추방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루칸 전 대사는 국민들 사이에 이러한 분위기가 고조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거울을 열심히 봐야 한다”며 “비정한 외국인 혐오증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 불법 이민자 500만명을 두고 있는 국가(멕시코)에 어울리지도 않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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