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이 중국만 돕는 일이라고 일본의 규제 철폐를 촉구했다. 이번 사태로 중국 최대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시장 장악력이 커지면 미국에도 손해이므로 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 주선 등 양국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했다.
국제통상 전문가로 전 미 무역대표부(USTR) 고문을 지낸 클라우드 바필드 AEI 연구원은 23일(현지 시각) ‘일본, 한국 괴롭히기를 구만두라; 삼성과 하이닉스는 화웨이가 아니다’란 글에서 “한일 과거사에서 어느 편을 들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수출 규제는) 일본이 위험하고 파괴적인 보복을 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듯 일본도 한국에 대한 핵심부품 수출을 막고 있다. 세계 전자제품 생산 및 공급망을 파괴하고 5G 시장을 선점하려는 중국의 힘을 키워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양대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또한 삼성은 5G 무선 통신망 시장의 주요 사업자다. 이를 고려할 때 일본의 수출 규제가 화웨이와 5G 패권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삼성의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바필드 연구원은 “미국은 각국 정부 및 기업에 5G 무선망 기술 도입 때 화웨이를 배척하도록 설득해왔다. 하지만 현재 화웨이 경쟁자인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는 화웨이가 보유한 막대한 자원과 경쟁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반면 삼성은 몇 년 안에 (에릭슨과 노키아를 넘어) ‘제3의 대안’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지녔다. (삼성이라는) 이 대안을 위태롭게 만드는 동맹은 강한 반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필드 연구원은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해 특별대사 지명, 세계무역기구(WTO) 논의 등을 거론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 하여금 수출 규제를 중단하도록 설득 및 압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국과 중대한 5G 기술 경쟁 중에 있는 동맹국을 곤란에 빠뜨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