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공군기가 독도 인근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 러시아가 미국 동맹국인 한·일 양국을 이간질해 미국과 협력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대표적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선임연구원은 CNN에 “러시아 의도는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이 러시아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에서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히스 연구원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2~23일 일본을 방문한 후 23~24일 이틀간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을 지적하며, “볼턴 보좌관은 주로 아시아 국가들에게 이란을 지켜보고 압박하는 데 협조를 구하려 했던 것”이라고 봤다.
공교롭게도 볼턴 보좌관의 이번 한일 방문 기간 러시아 공군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고(23일), 북한이 2개월여 만에 또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상에 발사(25일)하는 일이 잇달아 발생했다.
히스 연구원은 러시아 공군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이유에 대해 “한국과 일본 사이 갈등을 일으켜 (이란에 대한) 논의를 복잡하게 하고 미국이 양국 중재와 사건 대응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끔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전문가는 러시아가 한국이 전면적 전투 상황에서 공군을 어떻게 배치하고 통신을 주고받는지에 관한 주요 정보를 탐지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봤다.
피터 레이튼 호주 그리피스 대학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전 호주 공군 조종사)은 “(러시아 공군기의) 이번 임무는 한국 국방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지도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튼 연구원은 독도 영공을 비행한 러시아 공군기가 “일련의 레이더와 감시 장비가 장착된 A-50”이며, “무선통신, 요격기 내 레이더, 지상기반 공중감시 레이더, 지휘통제망 등으로부터 전자신호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을 지냈던 칼 슈스터 전 미 해군 함장은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측면은 새롭게 향상된 수준의 중·러 군사협력을 강조한다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알티옴 루킨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 국제관계학 교수 역시 “러시아와 중국의 이번 합동 초계비행은 대담하고 도발적”이라며 “공동의 힘을 과시해 한·미·일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미국이 그동안 예견하고 우려했던 중·러 동맹의 강화를 공통으로 지적한 것이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은 지난 1월 미 상원위원회에서 “중국와 러시아는 1950년대 중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를 더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한때 확고했던 안보 규범이 약화되고 특히 중동과 동아시아 지역 갈등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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