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여성, ‘성폭행’ 국회의원과 소송 중 車사고 중상…살해기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30일 15시 29분


경찰,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수사 시작

인도에서 19세 여성이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다른 차와 충돌해 중상을 입었다.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여자 친척 2명이 사망했고, 또다른 동승자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흔하게 일어나는 교통사고 중 하나로 보인다. 하지만 중상을 입은 여성의 가족은 살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이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 여성을 제거하기 위해 고의로 자동차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29일 BBC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수사를 개시한 상태이다.

문제의 사고는 지난 28일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발생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19세 여성과 여자친척 2명, 그리고 변호사 등 4명이 탄 자동차는 고속도로에서 화물차와 충돌했다.

19세 여성은 17살때였던 2년전 현직 국회의원 쿨데프 센가르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센가르 의원은 미성년자 성폭력죄로 현재 기소된 상태이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29일 센가르와 그의 남자 형제, 그리고 20여명의 측근들을 상대로 살인기도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화물차 운전자와 소유주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일부 현지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화물차 번호판의 번호가 검은 색 페인트로 지워져 있는 등 의심스런 정황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센가르 변호사는 “단순 사고일 뿐”이라며, 센가르를 음해하기 위한 정치적 모함으로 주장했다.

센가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여성은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에 항의하기 위해 2018년 4월 우타르 프라데시주 주지사 관저 앞에서 분신시위를 기도하기도 했다. 당시 교도소에 수감돼있던 그녀의 아버지는 국회의원 센가르의 남동생 아툴과 동료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해 사망했다. 이 사건 후 경찰은 아툴 센가르와 10명을 체포해 살인죄로 기소했다.

BBC에 따르면, 인도 델리에서는 29일 중상을 입은 여성의 쾌유를 기원하는 시위가 열렸다.

인도 정부는 앞서 2012년 뉴델리 버스 안에서 여학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끔찍한 사건을 계기로 관련 법률을 강화했지만, 성폭행 발생 빈도는 줄지 않고 있다. 경찰의 안이한 대처도 여전하다. 인도 경찰은 2012년~2016년 사이 접수된 성폭행 사건의 3분의 1가량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성폭행 가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한 피해 여성의 몸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히고, 신고한 여성을 집단 구타에 죽인 뒤 시신을 불태우는 사건도 이어졌다.

지난해말 BBC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평균 16세 이하 어린이가 2시간 35분 마다, 10세 이하 어린이는 매 13시간 마다 성폭행을 당한다는 통계가 있다. 2012년 인도에서 발생한 성폭행 범죄는 8451건이었으며 2016년에는 1만 9765건으로 파악됐다. 2015년에는 1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인도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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