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익’ 앞세워 개헌 드라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일 03시 00분


임시국회 첫날 국제정세 언급… “개헌 등 곤란한 문제 해결 희망”
아소도 “개헌 논의 때가 왔다” 가세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임시국회 첫날인 1일 ‘국익’을 강조하며 개헌 드라이브를 걸었다.

NHK방송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임시국회 전 자민당 출신 중의원과 참의원 의원이 모두 모인 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엄중함이 증가하는 국제 정세 안에서 국익을 지켜 나가 저출산 고령화, 헌법 개정 등 곤란한 문제를 한 몸이 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말한 ‘엄중함이 증가하는 국제 정세’는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 상황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도 자신의 파벌(아소파) 모임에서 “드디어 헌법 논의를 진행할 때가 왔다”고 개헌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각 당이 헌법 개정안을 가지고 와 3분의 2(개헌 발의선) 이상이 찬성할 수 있는 원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여당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 개헌에 우호적인 야당 일본유신회 등 개헌세력은 지난달 21일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160석을 얻었다. 이는 개헌 발의를 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에서 4석이 부족하다.

아베 총리는 선거 직후 야권 일부와 손을 잡고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의석 24석을 가진 야당 국민민주당은 “개헌 논의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다만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이 헌법 9조 개헌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고 국민 여론도 부정적이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지난달 참의원 선거 전에도 개헌 세력이 이미 중의원, 참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개헌하지 못했다”며 “야당을 포섭하고 국민 설득을 해가며 천천히 개헌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일본 임시국회#개헌 논의#경제보복#강제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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