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증오범죄로 추정되고 있는 텍사스 엘패소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 되레 희생자 존중을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을 거론, “그는 희생자들과 사법당국을 존중해야 한다”며 “조용히 하라”고 으름장을 놨다.
오로크 전 의원은 엘패소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가 인종차별적 선언문을 남겼던 점을 주목, 그간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오로크 전 의원의 애칭 ‘베토’를 “히스패닉 유산을 나타내기 위한 겉치레 이름”이라고 비난하고, “민주당 경선에서 1%라는 여론조사 결과로 더 당황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아울러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샌디훅 사건 이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한 적이 있었나”, “오바마 전 대통령 임기 동안 32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다”는 브라이언 킬미드 폭스뉴스 공동진행자 발언을 트위터에 적기도 했다.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사 이후 성명을 통해 “공포와 증오의 분위기를 키우거나 인종차별적 정서를 정상화하는 지도자의 발언을 거부해야 한다”고 자신을 우회 비판한 데 대한 불만 표출로 보인다.
그는 또 “나는 가장 덜 인종차별적인 사람”이라며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의 실직률은 미국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응급요원들과 사법당국, 그리고 끔찍한 총격의 희생자 일부를 만나기 위해 오하이오 데이턴과 텍사스 엘패소에 갈 것”이라고 총격지역 방문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방문을 두고 비판 목소리는 남아있다. CNN에 따르면 엘패소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베로니카 에스코바르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행사 초청을 거절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액세서리가 되길 거부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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