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시위대 지도부와 접촉한 美 여성외교관 사진-정보 공개
국무부 “中이 배후… 용납 못할 일”
미국 국무부가 8일(현지 시간) 중국 정부를 ‘폭력배 정권(Thuggish regime)’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친중국 언론 다궁보와 원후이보 등은 6일 오후 홍콩 미국총영사관의 한 여성 외교관이 반정부 시위대 지도자인 조슈아 웡, 네이선 로 등과 만나는 사진을 게재했다. 특히 이 영사의 개인정보, 사진, 자녀 이름까지 공개해 큰 파장을 불렀다. 미국은 이 배후에 중국 당국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외교관 누구의 개인정보라도 누설하는 행동을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 이는 책임 있는 국가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폭력배 정권이라고 부른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가 그렇게 세 번 말했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앞서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 사무소는 “미 총영사관 고위급을 초치해 강력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했다. 중국은 그간 줄곧 홍콩 반중국 시위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해왔다. 이날 친중 매체를 통해 미 외교관과 시위 지도부의 만남이 알려진 것을 두고도 ‘미국이 홍콩 시위를 배후조종한 증거’라며 미국을 압박할 태세다. 반면 미국은 일종의 외교관 ‘신상털기’를 강력히 비난하며 중국 및 홍콩 정부의 부도덕성을 부각하려는 맞불 작전을 쓰고 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 외교관은 세계 모든 나라에서 정부 관리뿐 아니라 야당 시위대와도 만난다. 그는 할 일을 한 것뿐이며 우리는 그의 일을 칭찬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9일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을 강제 진압했던 강경파 전직 고위 경찰 앨런 로를 6개월 임시 직책인 ‘특별직무 부처장’으로 임명하며 시위대와의 일전을 예고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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