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부터 3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미국 행정부가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연기했다. 이를 통해 관세, 환율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충돌했던 미중 양국의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3일 홈페이지에 “휴대전화, 휴대용 컴퓨터, 비디오게임, 컴퓨터 모니터, 신발 및 의류 일부 등의 관세 부과 시점을 연기한다. 건강 안전 국가 안보 등과 연관된 품목은 아예 관세 부과 목록에서 빠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 연기 및 제외 이유에 대해서는 ‘공공 의견을 청취한 결과’라며 세부 내용을 곧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6월에 열린 청문회에서는 수백 개의 미 기업이 “대중 관세를 부과하면 큰 피해를 입는다”고 증언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기업인들의 관세 철회 요구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11월 말 추수감사절의 ‘블랙 프라이데이’, 12월 25일 성탄절 등 미 소매 경기를 좌우하는 연말 쇼핑 특수 전에 관세가 철회되지 않으면 미 경기가 침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양국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및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별도의 통화를 갖고 협상을 논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미 워싱턴을 방문하기로 한 다음달 전 미국이 선행적으로 관세 부과를 연기한 것은 협상에 상당한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USTR 발표 직후 트위터에 “중국은 위대한 미국 농부들로부터 (농산물을) ‘많이’ 사겠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번엔 다를지 모르겠다”고 썼다. 미국이 관세 연기라는 ‘양보’를 한 만큼 중국도 미 농산물 구매로 ‘성의’를 보이라는 일종의 압박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은 일제히 반색했다. 이날 오전 10시 56분(현지 시간) 현재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일대비 1.66%, 1.99% 올랐다. 애플 주가도 3.7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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