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검토 중”…부동산 갑부의 ‘촉’?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16일 10시 50분


법률고문에게 매입 검토 지시하기도
덴마크령 그린란드, 미 국가안보와 밀접
미국, 1867년과 1946년에도 매입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매입을 검토 중이라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린란드의 막대한 천연자원 개발에 대해 관심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그린란드 매입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회의나 만찬 자리 등에서 고문들에게 그린란드 매입이 가능할지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지난 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 만찬에서 덴마크가 그린란드 자치정부를 보조하는 데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며 그린란드 매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매년 예산의 60% 정도를 덴마크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고문은 이 제안을 좋은 경제적 시도라고 긍정적으로 봤지만, 다른 고문들은 그린란드 매입이 결실을 맺지 못할 것이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식통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서 그린란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다지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 같지 않다고 추측했다.

그린란드는 얼음으로 뒤덮인 거대한 땅덩어리로, 매장된 천연자원이 풍부해 지정학적인 중요성이 높다.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광물, 원유, 천연가스 등의 그린란드 자원 매장량이 북극권 전체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권 자원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가 이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북극권으로 확장하기 위한 교두보로 그린란드를 활용하기 위해 자본을 대거 투입해왔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그린란드 국제공항 3곳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저지하는 등 중국을 견제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월 “우리는 중국을 포함해 우리와 같은 약속을 하지 않는 다른 국가들의 행동이 우려된다”며 그린란드에 방문하려고 했지만 이란과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서 막판에 일정을 취소했다.

WSJ는 그린란드가 미국 안보와 관련,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린란드는 북대서양 항공 분야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지금은 폐쇄됐지만 냉전 시기에는 소련에 직접 타격이 가능한 핵미사일 기지도 건설됐었다.

미국은 덴마크와 수십년 전 맺은 방위 조약을 기반으로 그린란드 북부에 툴레 공군 기지를 건설해 군사적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미 공군 우주사령부와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 모두 미국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이 들어간 이 기지를 사용한다.

미국은 이전에 덴마크에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미 국무부는 1867년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매입하는 일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1946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덴마크에 1억달러에 그린란드 매입을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

WSJ는 백악관과 미 국무부가 관련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고, 덴마크 왕실과 주미 덴마크대사관, 주미 그린란드 영사관, 그린란드 총리실 모두 논평 요청에 즉각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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