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진압 맞물려 ‘공권력 남용’ 반발… 反中시위대에 백색테러도 잇달아
中 “英총영사관 직원 구금” 인정
알리바바, 18조원 기업공개 연기
홍콩 경찰이 병원에 입원한 시민을 구타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반중 시위 과잉진압 및 공권력 남용 비판이 확산됐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6월 26일 시내 한 병원에서 경찰 2명이 충모 씨(62)를 구타했다. 그는 주취 폭행으로 구속됐고 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이 없었음에도 가혹 행위를 당했다. 이를 공개한 야당 민주당의 린줘팅(林卓廷·42) 의원은 “경찰이 시민을 고문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반중 시위대를 향한 ‘백색 테러’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일 밍(明)보 등은 시위대가 즐겨 찾는 도심 명소 ‘존 레넌’ 벽에서 시민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힌 범인이 중국 본토인을 상대하는 50대 여행 안내원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폭도들을 때리고 싶다”고 말하는 등 송환법 반대자에게 극도의 적대감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3명 중 1명은 일간 신(新)보의 여성 기자로 어깨와 등에 중상을 입었다.
SCMP는 21일 중국 외교부가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복귀하다 8일부터 실종된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 씨(28)를 구금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시위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가시화했다. 로이터는 이달 말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했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최대 150억 달러(약 18조 원)에 달하는 기업공개(IPO)를 연기한다고 전했다.
SCMP도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李嘉誠·91) 청쿵그룹 회장이 소유한 투자회사 CK애셋홀딩스가 영국 펍 체인 ‘그린킹’을 27억 파운드(약 3조9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21일 보도했다. 리카싱은 2010년대 들어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서구 선진국 투자를 늘리고 중국 본토 투자를 줄여왔다. 중국 및 홍콩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나라에서 사업을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또 다른 야당인 공민당의 탄원하오(譚文豪·44) 의원은 20년간 조종사로 근무한 캐세이퍼시픽을 퇴사한다고 밝혔다. 2016년 4년 임기의 입법회 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겸직이 가능한 홍콩 법에 따라 캐세이퍼시픽 직원 지위를 유지해 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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