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에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 개입할 명분만 줄뿐이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홍콩 시위대 중 일부가 성조기를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자유진영의 맏형 격인 미국이 홍콩의 시위에 지지를 표해줄 것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WSJ은 해석했다. WSJ은 그러나 이는 중국의 개입 명분만 줄뿐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일부 시위대는 미국이 홍콩의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에 인민군을 투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 시위대 대부분은 성조기의 등장을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학생운동가인 네이던 로(26)는 “홍콩 시위에서 성조기가 등장하는 것은 중국에 개입의 명분을 줄뿐 아니라 미국이 홍콩 시위의 배후라는 중국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국회의원인 램척팅도 “일부 시위대가 성조기를 들고 시위에 나오는 것은 단지 베이징을 모욕하기 위함”이라며 “대부분 홍콩인들은 일부 시위대가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것은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가 성조기를 선호하고 있는데 비해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홍콩 시위대 일부가 지난 3일 시위 도중 국기 게양대에 게양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버리는 등 오성홍기를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시위대 4명은 지난 3일 오후 5시40분께 침사추이 스타페리 부두 국기 게양대에 걸려 있던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졌다.
이들 시위대는 게양대 아래에 ‘광복홍콩시대혁명(光復香港時代革命)’이라고 써 홍콩 독립을 주장했다.
당시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중국의 국기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국가와 민족 존엄에 무례를 범했으며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을 짓밟았다”며 “반드시 법에 따라 호되게 처벌하고 절대 우유부단하게 처리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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