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러시아주재 미국 대사 내정설이 돌았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6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 “비건 대표를 국무부 2인자(부장관)으로 기용하는 방안이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존 설리번 부장관이 새 러시아주재 대사에 지명될 경우 비건 대표가 유력한 부장관 후보”라고 전했다.
존 헌츠먼 러시아주재 미 대사는 유타주지사 선거 재출마를 위해 올 10월 퇴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헌츠먼 대사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전문가’ 비건 대표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본인이 고사했다고 한다.
비건 대표도 지난 21일 한국 방문 당시 “내가 대사직을 맡기 위해 현직(대북정책특별대표)을 그만둘 것이란 소문에 대해 해명하겠다”며 “난 러시아 대사를 맡지 않으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는 데 계속 집중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었다.
이런 가운데 현재 헌츠먼 대사의 후임으론 설리번 부장관이 거명되고 있다. 설리번 부장관이 주러시아 대사로 갈 경우 비건 대표가 부장관직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미 ‘시스템’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 중에서 후임자를 찾는 게 좋다”며 “업무처리 방식을 이해하고 있는 데다 기밀정보 접근권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직을 맡을 경우 내년엔 국무장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내년에 캔자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부장관직을 제의하더라도 수락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는 이유에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주변에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힘들기만 하고 보람은 없는(thankless) 자리”라고 하소연하거나 “정부 일을 하는 데 지쳤다. 민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등의 얘기도 했다고 한다. 비건 대표는 작년 8월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되기에 앞서 14년 간 포드자동차에서 국제담당 부회장 등으로 근무했다.
이에 대해 집권 공화당의 한 외교정책 담당자는 비건 대표에 대해 “북한 측이 비건 대표 자신은 만나주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만 만나려 해 불만이 컸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관련 행사에서 비건 대표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폴리티코는 폼페이오 장관의 과거 중앙정보국(CIA) 국장 재직시절 CIA 운영총괄(COO)을 맡았던 브라이언 불라타오 국무부 차관도 부장관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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