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교 야구팀이 ‘일장기’ 및 ‘JAPAN’ 글씨 등을 뺀 단체복을 입고 한국으로 입국했다가 일본 현지에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고교야구팀은 악화한 한일관계를 배려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이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일장기는 일본의 자랑”이라는 등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29일 산케이신문 및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고교 야구 대표팀은 부산에서 열리는 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참석차 지난 28일 한국에 입국하면서 아무런 무늬가 없는 흰색 셔츠를 입고 입국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대회 때까지는 왼쪽 가슴에 ‘JAPAN’이라는 글씨와 오른쪽 팔 부분에 일장기가 새겨진 단체복을 입고 입국했지만, 올해는 악화된 한일관계를 고려해 민무늬 셔츠를 입기로 했다.
다케나카 마사히코(竹中雅彦) 일본고교야구연맹 사무국장은 지난 27일 “한국의 국민감정을 배려해, 일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방침”이라며, 일본 고교야구팀이 일장기 등이 없는 민무늬 단체복을 입고 한국에 입국한다고 발표했다.
다케나카 사무국장은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이지만, 배려할 수 있는 것은 하는 것이 좋다”며 선수들이 시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 같은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시합에서는 일장기 및 ‘JAPAN’ 글씨가 들어간 유니폼을 착용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현지에서는 이 같은 고교야구연맹의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스포츠문화 평론가인 다마키 마사유키(玉木正之)는 “일본의 대표임을 숨긴다는 것은 대표로서의 자부심은 필요없다는 의미 아니냐”며 “바보같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유명 산악인인 노구치 겐(野口健)도 트위터를 통해 “일장기를 숨기지 않고서는 일본 대표선수를 지킬수 없다는 뜻이라면, 그렇게 위험한 곳에는 가면 안 된다”, “일본대표가 일장기를 숨기면서까지 한일관계를 배려하는 의미를 모르겠다”라며 분노했다.
유명 의사인 다카스 가쓰야(高須克?)는 트위터를 통해 “일장기는 일본인의 자랑”이라며 “위해를 당하면 부끄럽게 되는 것은 개최국인 한국이다”. “당당해져라”라고 비판했다.
일본 네티즌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인터넷상에서는 “대표 선수를 습격하는 나라라면 선수단 파견을 거부해도 좋다”, “재능이 넘치는 고교 일본 대표선수들에게 이런 비굴함을 안겨줘도 되는가”, “한국의 국민감정을 배려할 필요가 있느냐”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TV아사히는 29일 일본고교야구연맹이 방침을 변경해 일장기 등이 들어간 단체복을 입고 한국에서 활동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으나, 현재 해당 뉴스는 삭제된 상태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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