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초치 이후 안보행사에 잇달아 불참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9일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 개점식에는 참석했다.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후 외교부가 28일 해리스 대사를 불러 미국의 불만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한미동맹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리스 대사의 상반된 행보를 두고 불쾌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대사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새로 문을 연 미국 햄버거 체인점을 직접 찾아 점심식사를 했다. 해리스 대사는 식사를 마친 뒤 트위터에 “(햄버거집) 개점 행사에 다녀왔다”며 “100% 미국산 앵거스 소고기를 쓰는 맛좋은 (이 프랜차이즈에) 축하를 전한다”고 적었다. 해리스 대사는 글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게재했다. 해리스 대사가 찾은 ‘쉐이크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인 뉴욕에서 영업을 시작한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뉴욕 트럼프타워 인근에 본점을 두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전에 잡혀있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 ‘DMZ평화경제국제포럼’과 예비역 군인 단체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주최 강연에 모두 불참했다. 일각에선 국책연구기관 등이 주최한 안보 관련 행사 참석을 취소한 상황에서 트위터에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찾은 것은 물론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린 것을 두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29일 해명자료를 내고 “(해리스 대사를 부른 것은) 정기적인 만남의 일환”이라며 “초치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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