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전년比 6.1%↓’ 日규슈 여행 산업 직격탄…아베 지지율은 6%P↑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일 14시 53분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제외 등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조치 발표 후 한국에서 일본 여행 안가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가까운 규슈(九州) 지역 여행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슈 후쿠오카(福岡) 지역에 본사를 둔 서일본신문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7월 한 달 간 규슈 전역 공항과 항구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26만 6205명으로 일본의 규제 조치 발표 전인 6월과 비교해 1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6.1% 감소한 수치다.

월간 외국인 입국자 수가 27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신문은 “규슈 지역의 방일 관광객 절반을 한국인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이후 한국 내 여행 자제 움직임이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타격이 심한 곳은 관광객의 대다수가 한국인이었던 대마도로, 7월 대마도 이즈하라(嚴原) 항구의 외국인 입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9% 감소한 5022명으로 집계됐다. 대마도의 또 다른 항구인 히타가츠(比田勝)항도 외국인 입국자 수가 36.3% 줄어, 1만489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규슈 최대 도시 후쿠오카(福岡)의 후쿠오카공항도 한국인 입국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2% 줄었다.

지난 달 21일 일본 관광청 발표에서도 7월 한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7.6% 감소했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가 19.5% 늘면서 전체 관광객 수는 5.6% 늘었다. 반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규슈 지역은 이미 7월부터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단법인 규슈관광추진기구 측은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7월 이후 국내 저가항공이 잇달아 규슈 지역 운항 중단 및 축소를 발표하면서 여행객 감소 사태는 향후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오이타(大分), 구마모토(熊本), 사가(佐賀) 등 3개 지역 내 한국 노선은 모두 운항 중단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일본 내 찬성 여론은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67%로 7월 조사 때(58%)보다 9%포인트 늘었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일본이 양보해야 한다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67%에 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도 7월 조사 때보다 6%포인트 상승한 58%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관계 악화가 장기화되고 대립이 격화되면서 일본 정부의 대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한(反韓)을 통해 더 우향우를 향해 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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