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이슬람교 사상으로 남녀가 구분된 반에서 공부해야만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공립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여성 교사가 남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
2일 사우디 영문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최근 공립 초등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여성 교사의 남학생 교육을 결정했다. 특히 어린이의 성격이 형성되는 초등학교 시기에 여성 교사가 남학생에게도 다가가기 더 수월하고, 두려움을 덜 준다는 점이 이번 조치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2대 도시 제다 교육청의 수아드 알만수르 사우디 부국장은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진학한 남자 어린이들이 겪는 간극을 메워주는 교육 프로젝트도 진행될 것”이라며 “여기에 필요한 연령대별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이를 여성 교사가 가르치는 게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공립 초등학교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은 자국 사립 초등학교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성 교사들이 남학생을 가르쳐 왔다는 것도 사우디 정부가 변화를 선택한 이유에 속한다. 현재 제다 등에서는 사립 초등학교 교사들이 공립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교육 방법 등을 전수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여성 교사들의 남학생 지도가 본격화하면 전국 1460개의 공립 초등학교에서 전체 남학생의 13.5%가 여성 교사로부터 교육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이세 형특파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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