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을 공식 철회했다. 홍콩시민 100만 명이 송환법 반대 시위를 펼친 지 3개월여 만이다.
이날 람 장관은 4일(현지 시간) 오후 6시(한국 시간 오후 7시) 홍콩 TV 연설을 통해 “시민들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며 “입법회가 재개되면 절차규칙에 따라 조례를 철회하겠다. 송환법 조례 초안을 공식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앞서 람 장관은 친정부 성향 입법회 의원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홍콩 대표들과 함께 약 2시간의 비공식 회의를 거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은 송환법 완전 철회 결정이 시위대가 요구했던 5대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에 반응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중국 등의 국가에 범죄자를 보낼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홍콩시민들은 중국 본토로 인권운동가나 반정부인사 등이 인도될 수 있다며 지난 6월부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람 장관은 반대 시위가 100만 명 규모로 커지자 법안 절차를 중지시키며 ‘보류’ 선언을 했고, 7월 사실상 폐기하겠다는 발표까지 했지만 시위대 측은 완전한 철회를 요구해왔다.
다만, 홍콩당국은 시위대가 요구한 ▲경찰의 시위대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4가지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시위가 진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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