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재래식 중장거리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과 일본 등에 중장거리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하고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것(중장거리미사일 배치)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구실 아래 행해질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는 러시아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극동지역을 포함한 러시아 영토의 상당 부분을 커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동지역에 2개의 큰 군사기지가 있다”며 블라디보스토크의 수상함 기지와 캄차카반도의 전략핵잠수함 기지를 예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먼저 새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는 한 러시아는 먼저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폴란드와 한국에 배치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은 미국이 통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본에는 자체 MD 시스템이 있고, 이는 일본이 통제하고 있다”며 차별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 시기에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지난달 폐기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아시아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이 INF 폐기 후 약 보름 만인 지난달 18일 중거리 크루즈(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자 러시아와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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