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및 22∼26일 유엔 총회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동맹국에 대한 압박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사업가 대통령 특유의 전략이자 동맹국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그의 시각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때로 우리의 동맹이 다른 그 누구보다 미국을 더 나쁘게 대한다. 그 누구도 그들에게 (돈을 더 내라고) 요구한 적이 없어서 그렇지 (돈을 내라는 요구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미국은 당신의 나라를 방어한다. 당신은 아주 부유하니 좀 더 내야 한다’고 말하면 그들은 ‘안 된다’고 한다”며 “(동맹국의) 왕, 총리, 대통령에게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하면 그들은 ‘아무도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답한다”고 설명했다. 왕은 사우디아라비아, 총리는 독일 및 영국, 대통령은 한국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고 간접적으로 비난하는 효과도 거두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왜 방위비는 내지 않으면서 무역 분야에서는 미국을 그렇게 오랫동안 이용하느냐고 그들에게 묻는다”며 무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이어 “더 이상은 이런 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국에 대한 분담금 증액을 관철시킬 것이란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재선 유세에서도 “많은 사례에서 미국을 가장 이용한 것은 우리의 동맹이다. 이제 여러분은 드디어 이를 알고 있는 대통령을 만났다. 나는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4일 취재진 앞에서도 같은 주장을 펴며 한국과 일본 등을 구체적으로 압박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