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다 생존’ 추구해온 푸틴…새 美 제재도 버틸까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6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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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크림반도 합병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안이 또 다시 미국 의회에 상정된 가운데 ‘성장보다 생존’을 추구해온 러시아의 향후 대처가 주목되고 있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서로 각별한 사이임을 자랑해왔지만 의회는 이번 주 최소 두 건의 러시아 제재안 통과를 진행시키려 하고 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제재 조치에 대해 ‘해볼테면 해보라’는 반응일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 경제 정책을 연구한 한 전문가에 따르면 러시아는 투자를 줄이고 성장을 줄이고 소비도 줄이면서 공격적인 (영토 및 군사) 정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자금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분리주의 민병대를 지원한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한 경제 제재안을 처음 발표했다. 그 후 모스크바의 정책 입안자들은 성장보다 안정을 우선하는 통화 및 재정 정책으로 전환해 러시아 주권의 방벽 역할을 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 엘비라 나비울리나와 같은 능력있는 관료들의 도움으로 러시아가 제재와 같은 외압을 버틸 수 있도록 했다. 유가 하락이든 세계 불황이든 미래의 어떤 경제 폭풍우라도 헤쳐나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1990년대 초반 소련의 몰락, 1998년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경기침체,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2014년 경기침체를 시작으로 일련의 경제 위기를 보거나 겪었다.

러시아 경제를 연구해온 크리스토퍼 밀러 터프츠대 교수는 “푸틴 대통령은 이 경제 위기들을 보면서 성장보다는 위기 속에서 생존하는 데 훨씬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부터 외환보유액을 세계 4위 수준인 5000억달러로 늘리고 외채를 갚았으며 수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러시아 루블화를 부양해 왔다. 미국 금융 시스템과 러시아를 분리시키고 지출과 수입의 재정 균형도 맞춰왔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대신 러시아인들의 생활을 희생시켰다. 2014년 이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연 1~2% 성장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러시아인들의 임금은 정체된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 부채는 두 배로 들어났다.

러시아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에 수조루블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눈에 띄게 경제 성장률을 높일 것 같지는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CNN은 만약 성장률이 낮게 유지된다면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와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러시아의 다른 능력도 감소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주권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성장률이 아닌, 거시경제 안정에 신경을 게속 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워싱턴 정가에서는 제재같은 일방적인 정책이 푸틴 대통령의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겠냐는 회의와 함께 유럽과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도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 경제의 철옹성을 깰 수 있을지, 또 미국이 동맹국들과 합의 없이 독자적으로 추가 제재에 나서는 것이 이미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흔들린 미국과 유럽 관계에 더 타격을 주지는 않을지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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