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려야 한다’는 일본 정치인들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NHK·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大坂)시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영원토록 물탱크에 물(방사성 오염수)을 채워두는 건 무리”라며 “(희석) 처리를 해서 (방사성 물질이) 자연계 수준을 밑돌면 바다에 방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쓰이 시장은 “과학적으로 안 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지만, 환경 피해가 전혀 없다면 (오염수 방출은) 국가 차원에서 처리해야 할 문제”라면서 “먼저 (일본) 정부가 국민에게 정중히 설명하고 결단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집권 자민당 소속의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전 환경상도 지난 10일 후쿠시마 원전 내 오염수 처리 문제와 관련해 “해양에 방출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하라다 전 환경상의 발언에 대해 “개인적 의견일 뿐”(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 그와 유사한 주장이 계속되면서 “일본 정부가 내부적으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마쓰이 시장은 현재 보수 야당 일본유신회 대표를 겸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발생한 폭발 사고로 가동이 중단됐지만 이후에도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계속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는데다 외부로부터 지하수까지 흘러 들어오면서 하루 평균 115톤 안팎의 방사성 오염수가 원전 건물 내에서 생성되고 있다.
이에 후쿠시마 원전 운용사인 도쿄전력은 방사성 오염수를 희석 처리해 원전 부지 내 물탱크에 저장해두고 있지만, 오는 2022년 8월이면 이 오염수 탱크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그 대책 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아사히신문은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물탱크에 저장돼 있는 오염수가 약 115만톤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마쓰이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동일본대지진 당시 붕괴된 건물 등의 잔해를 오사카에서 처리한 적이 있다며 “(오염수를) 갖고 와서 (바다에) 흘리는 거라면 오사카로서도 협력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마쓰이 시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로 최종 결정될 경우 오사카만을 그 장소로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마쓰이 시장은 또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 저장돼 있는 오염수는 “(희석) 처리된 것이기 때문에 ‘오염수’란 표현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며 “(일본) 정부는 과학자를 포함한 검증위원회를 조속히 만들어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이) 자연계 수준 이하라는 걸 과학적 근거를 갖고 확실히 보여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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