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막말과 망언으로 유명한 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17일 자위대 간부 초청 행사에서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대동아전쟁’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2008년 총리 재임 때도 같은 표현으로 비판을 받았다.
아소 부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자위대 고위간부 간담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함께 참석했다. 아소 부총리는 건배사에서 방위대 건립에 기여한 인물을 거론하며 “이전 대동아전쟁이 시작되기 전 주영국 일본대사 요시다 시게루(吉田茂)를 섬겼던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의 외조부인 요시다 전 총리는 1940∼1950년대 5차례 총리를 지냈다.
대동아전쟁은 일본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뜻이 담겼다. 일본은 1941년 12월 12일 국무회의를 통해 ‘대동아전쟁’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의한 아시아 식민지를 해방시켜 대동아공영권을 설립해 아시아의 자립을 지향한다’는 명분을 들어 전쟁을 일으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총사령부는 공문서에서 ‘대동아전쟁’ 사용을 금지했다. 이후 정계, 언론, 교육 현장 등에서도 이 표현을 금기시하고 대신 ‘태평양전쟁’을 써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5일 ‘이전 대전(大戰)’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등에서 이 표현을 볼 수 있다.
아소 부총리는 ‘망언 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자주 논란을 일으켰다. 2013년 7월 한 강연에서 평화헌법 개정을 언급하면서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나치 정권에 의해) 아무도 모르게 바뀌어 있었다. 그 방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발언해 비난받았다. 2017년 1월에는 “한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한국이 돈을 떼먹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국민의 평가도 좋지는 않다. 13∼15일 실시된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11일 개각 때 아소 부총리가 유임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33%,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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