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군대” “나의 지지층”… 트럼프 못말리는 ‘My’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9일 03시 00분


‘우리’ 자주 사용한 전임들과 달리 부하들에 친근 강조하는 입버릇
충성도 높이는 효과도 노려
이집트 대통령엔 “나의 독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my(나의)’라는 단어 사랑이 정치 사유화 논란을 낳고 있다. 1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하는 부하들에게 친근감의 표현으로 ‘나의’라는 대명사를 붙이는 버릇이 있다. 대중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나의 피터”, 이민정책을 담당하는 스티브 밀러 백악관 선임 정책고문은 “나의 스티브”라고 부른다.

이 밖에도 “나의 군대” “나의 장관들” “나의 장군들” “나의 농민들” 등 수없이 많다. 심지어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가리켜 “나의 친애하는 독재자”라고 부르는가 하면 한 흑인 정치인을 “나의 흑인”이라고 말하는 등 정치 에티켓에 벗어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사랑하는 말은 ‘나의 지지층(my base)’이다.

한 번 ‘나의’ 그룹에 속한 정치인들은 제외되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실현한다. ‘나의’ 마법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정치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게 만드는 사유화의 힘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전임 대통령들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대명사를 자주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전임 대통령들이 국가 화합의 차원에서 ‘우리의(our)’를 자주 썼다면 소유욕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할 인사들을 골라 ‘나의’라는 ‘영광’을 수여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미국#트럼프#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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