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부른 ‘우크라 스캔들’…트럼프는 ‘믿는 구석’ 있다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5일 18시 21분


음담패설을 담은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 샬러츠빌 사태, ‘스토미 대니얼스’ 스캔들,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수사 보고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재임 동안 자신의 직위에 도전하는 수십 번의 위협에서 살아남았다. 과연 그가 이번 ‘우크라이나 스캔들’ 위기도 뚫고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뉴욕타임스(NYT), 더힐 등에 따르면 백악관과 정부 당국자들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촉발한 내부고발자의 고발 문건에서 민감한 내용을 삭제한 수정본을 의회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그가 의회 조사관들을 만나 관련 내용을 증언하는 것도 허용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이 결정과 시기가 앞으로 며칠 동안 바뀔 수는 있지만 현재로썬 트럼프 대통령도 동의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형식이나 문건을 보는 방식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내부고발자는 지난달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전화 통화 내용을 정보기관감찰관실(ICIG)에 접수했다. 그의 신원은 미 정보계 소속이라는 것 외엔 밝혀지지 않았다.

고발 내용도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문건을 접수한 마이클 앳킨스 감찰관은 긴급하고 신빙성이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 2주 뒤 조지프 매과이어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했다. 하지만 매과이어 대행은 이를 의회에 전달하지 않고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국가 원조를 무기삼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민주당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에 대한 뒷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통화 내용은 시인하면서도 압박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스캔들을 ‘마녀사냥’이라고 헐뜯으며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은 녹취록은 불충분하고 고발 문건만이 혐의를 완전히 밝힐 수 있다고 요구했다.

이번 스캔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은 처음 고발 문건을 조사하겠다는 의회의 요청을 거부해 민주당의 맹렬한 비난을 촉발했다. 그러다 미 하원이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자 ‘버티는 일은 결국 정치적으로 불안한 위치에 놓이게 한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도 문건을 비공개로 유지하려 했던 백악관이 이를 뒤집은 결정은 행정부의 큰 전략상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며칠간 백악관과 법무부는 내부고발자 법을 검토하며 시간을 보냈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 하원의 공식 탄핵절차 개시가 발표된 현 상황에서 백악관도 이에 대한 맞대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의혹이 묘사된 만큼 비난할 정도는 아니며, 정보를 공개하는 일이 탄핵 동력을 약화시키리라 믿고 있다고 한다.

정보당국 변호사들은 24일 내부고발자의 변호인단에 보낸 서한에서 당국은 내부고발자가 의회 증언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시사했다.

앞서 내부고발자 변호인단은 정보당국에 서한을 보내 의뢰인은 의회 증언을 하고 싶어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보계 변호사들은 그가 대통령 특권과 같은 법적 문제를 위배하지 않고 고발 내용을 공유할 방법을 백악관 및 법무부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내부고발자가 의회 조사관들을 만난다면 이는 고발문건 내용 전체가 의회에 전달되지 않더라도 그가 제기한 세부사항들을 일부 공유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행정부가 관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이 먼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 공개 때 그랬던 것처럼,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보 공개 순서를 조정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매체는 녹취록을 공개하고 내부고발 문건 및 감찰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기로 한 결정은 “백악관이 우크라 스캔들로 인한 그 어떠한 여파도 견뎌낼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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