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보 넘긴 건 스파이 행위…언론보도는 사기”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7일 08시 10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자신을 탄핵 위기로 몰아간 내부고발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것은 스파이 행위라며 정보를 준 이를 색출하겠다는 의사를 시사했다. 내부고발자의 신원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부고발자에게 정보를 준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며 “그건 스파이 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과거 간첩과 반역에 대해 어떻게 제대로 처리했는지 알고 있는가?”라며 “지금보다 조금 다르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에서 활동하다 잡힌 외국 스파이의 경우 징역형부터 사형까지 다양한 처벌을 받았다.

또한 고발 문건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사기’(crooked) ‘쓰레기’(scum)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내부고발자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직접 듣지 못했다고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자리에 있던 대표부 직원 50여명이 깜짝 놀랐다고 NYT는 전했다.

민주당 하원의 탄핵 조사의 단초가 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의 전화 통화 녹취록이 전날 공개된 데 이어 이날은 내부고발자가 정보기관 감찰관에게 제출한 9쪽짜리 고발 문건도 공개됐다.

내부고발자는 문건에서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외국의 개입을 요청하기 위해 자신의 권위를 이용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의 핵심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이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 또한 연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NYT는 3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내부고발자는 CIA 관계자로 한때 백악관에서도 근무했었다고 전했다. 다만 내부고발자는 대통령과 외국 정상 간의 전화 통화를 다루는 커뮤니케이션팀에는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내부고발자의 변호인들은 그의 신원을 밝히는 것은 위험하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앤드류 바카즈 변호사는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밝히는 것은 의뢰인의 신변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우려스럽고 무모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매과이어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의 대변인도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매과이어 국장 대행도 이날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전장에서든 직장에서는 범죄 혐의에 대해 고발할 용기가 있는 사람들은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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