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기록 서버 왜 옮겼나…클린턴 비난했던 트럼프 ‘자승자박’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7일 15시 31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외국의 개입을 요청했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자료를 통상적인 기밀 자료 보관 서버가 아닌 더 특수한 기밀 보안 서버로 옮긴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내부고발자 문건에는 백악관 관계자들이 지난 7월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정부의 가장 민감한 자료를 보관하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옮겼다고 쓰여 있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기에 숨기려는 의도로 이같이 했다는 것이다.

문건에 따르면 백악관 변호사들은 통상적으로 그 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비밀 컴퓨터 시스템이나 서버에서 통화 요약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그후 문제의 통화 기록은 국가안보회의(NSC) 정보부가 직접 관리하는 컴퓨터 시스템에 보관됐다.

마이클헤이든정보·정책·국제안보센터의 래리 파이퍼 디렉터는 “대통령의 통화 내용은 보통 백악관의 기밀 컴퓨터 시스템에 보관된다”면서 “이는 많아야 수십명의 사람들만이 접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이 시스템보다 더 제한적인 NSC 관리 시스템으로 옮긴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공식 이메일에 개인 컴퓨터 서버를 사용한 것을 비난했다. 당시 미연방수사국(FBI)은 클린턴 후보가 기밀 자료를 잘못 처리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면서 그가 보내고 받은 이메일 중에 기밀 정보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범죄로 그를 기소하는 데는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자신의 보안되지 않은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기밀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것을 부인했다. 이날 클린턴 전 후보의 대변인은 당시 비난에 앞장섰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통화기록을 이같이 처리한 데 대해 ‘아이러니’라고 논평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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