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과 실무협상 일정 못 잡아…9월 내 어려울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7일 15시 28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 시간)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의 날짜를 아직 잡지 못하고 있어 9월 내 협상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유엔총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9월 하순 실무협상을 열기를 희망한다는 (북한의) 공개 성명들을 봤지만 우리는 그것이 이행되도록 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마주앉을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및 김명길 순회대사의 잇단 담화를 통해 9월 하순 미국과의 협상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공개 발표와는 달리 막상 미국과 구체적인 일정이나 장소, 의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개별 논의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 팀은 준비가 돼 있고, 북한도 그것을 알고 있다”며 “전화벨이 울리고 그 전화를 받았을 때 북한 측이 응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통해 협상을 재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설정한 목표들을 진전시킬 수 있고, 이를 위한 중요한 대화에 관여할 기회들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협상의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라”고 거듭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협상 재개가 북한과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등 이웃 국가들은 물론 전 세계에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대북 초강경파였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했고, 북핵 협상 관련해서도 “새로운 방법이 좋을지도 모른다”며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채 미국과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더구나 실무협상 재개 희망시기로 밝혔던 9월 하순이 임박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함께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자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파장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이날 담화를 통해 “워싱턴 정가에 ‘선(先) 핵포기’ 주장이 살아있고, 수뇌(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이행하기 위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따라서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의 수뇌회담 전망은 밝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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