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유엔대사, 안보리 소집에 “좌시하지 않을 것…뭘 할지 지켜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8일 14시 19분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7일(현지시간) 지난주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도발과 관련한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이 요청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회의를 앞두고 “위험한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북한 유엔 대표부에서 일부 외신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이 전했다. 유엔 안보리는 8일 오전 말리에 대한 비공개 회의 이후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논의한다. 독일이 회의 개최를 요청하고 영국과 프랑스가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김 대사는 이날 “미국과 추종자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우리의 자위 조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면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열망을 더 부추길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모든 조치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이번 안보리 소집과 관련해 “우리는 미국이 영국 프랑스 독일의 불순한 움직임 뒤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을 배후로 지목했다. 김 대사는 북한이 주권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 추가 미사일 실험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주의 깊게 관찰해달라. 다른 미사일 발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북한이 안보리 회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미사일 도발에 대한 안보리 회의 개최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스웨덴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에도 협상의 판을 깨지 않으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미국을 압박하면서 안보리의 규탄 등의 조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보리는 8월 1일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비상임이사국인 독일의 요청으로 비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유엔 주재 대사들은 회의 이후 3국 공동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북한은 당시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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