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홍콩시위 지지” 中 “내정간섭에 분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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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무역협상 1단계 합의 빗대 “상업적 이익으로 침묵해선 안돼”

미국 하원이 15일 홍콩의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 등 3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경찰과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홍콩 시위는 홍콩의 범죄인을 중국에 보내 재판받게 하려 한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반발해 6월 시작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각각 특별행정자치구인 홍콩 내정에 간섭해 시위 참여자의 권리를 침해한 중국을 규탄하고, 무역 거래에서 미국의 우대를 받고 있는 홍콩 경제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미국 국무부가 매년 작성하도록 하고, 미국산 무기가 홍콩 시위 진압에 사용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시위의 주역이었던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14일 “홍콩 민주주의 시위 탄압 책임자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마련해 주길 미국 등 동맹국에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CNN은 “이들 법안은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 구두표결로 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만약 미국 정부가 상업적 이익 때문에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면 미국은 세계의 다른 모든 인권 문제에 대한 도덕적 발언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발언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화자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중국과 체결한 합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 달러(약 59조4100억 원) 상당의 농산물을 중국에 판매할 환상적 협상을 이뤄냈다”며 “곧 2단계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하원의 법안 통과에 대해 “내정 간섭에 분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楊光) 대변인은 “미국이 홍콩 사태에 혼란을 더하는 법안으로 중국의 발전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미국#홍콩#반중시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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