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터키에 보낸 친서 공개
“수천명 학살 책임질 건가” 경고… ‘침공 승인’ 비난여론에 반박 나서
회견서 “터키내 美핵무기 안전”… 비공개 핵배치 사실 확인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시리아를 침공하지 말라고 보낸 친서를 백악관이 16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터프가이가 되지 말라”고 썼다.
이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터프가이가 되지 마라, 바보가 되지 마라!”라며 시리아 침공 계획을 번복하라고 요구했다.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침공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서한에서 “당신은 수천 명의 사람을 학살했다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을 것이고, 나는 터키 경제를 파괴했다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며 시리아의 침공 시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또 쿠르드족이 이끄는 시리아민주군 사령관의 편지를 동봉했다며 협상을 권하고 “만약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역사는 당신을 영원히 악마로 여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의 친서 공개는 시리아 내 미군 철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친서를 보낸 후 14일에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했지만 터키는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내 미군의 핵무기 배치 사실을 공식 석상에서 누설해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터키 내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 50개의 안전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자신이 있다. 그곳에는 매우 훌륭하고 막강한 공군기지가 있다”고 답변함으로써 이를 시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해서는 안 되는 민감한 기밀을 반복적으로 누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시카 바넘 미들버리연구소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부소장은 WP에 “미 국방부와 나토는 정책상 유럽에 배치된 전술 핵무기의 존재나 위치, 숫자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핵무기가 터키에 배치돼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대통령이 이를 확인한 것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NCND)’는 원칙을 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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