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치부 더 드러나나… 작년 NYT 제보자, 책 통해 추가폭로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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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위기 트럼프 궁지몰릴듯
내부 목격자 익명 출간 이례적 “선금 거부… 인세 비영리단체 기부”
“바이든 조사 놓고 원조보류 시사” 駐우크라 대사대행 압박 인정
트럼프 ‘린칭’ 언급 인종차별 논란… 매코널까지 “유감스러운 단어 선택”


지난해 9월 뉴욕타임스(NYT) 익명 기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안의 저항군’을 자처했던 정부 인사가 다음 달 19일 책 발간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치부를 또 폭로한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22일 이 인사가 쓴 272쪽 분량의 ‘경고(A Warning)’란 책(사진)을 ‘트럼프 집권기에 대한 전례 없는 막후 초상화’라고 소개했다. 퇴임 관료가 실명 회고록을 내거나 익명의 인사가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적은 있어도, 행정부 내부 목격자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익명의 책을 출간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공개된 책 표지를 보면 하얀 바탕에 제목 ‘경고’와 ‘익명’(Anonymous)이란 글자가 크게 새겨져 있다.

그는 지난해 기고에서 “대통령 리더십은 돌발적이고 적대적이며 옹졸하다. 행정부 안에 나라를 우선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조용한 저항’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반역’이라며 격노했고 백악관이 필자 색출에 나섰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측근 20여 명이 결백 선언을 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그의 정체를 둘러싼 관심도 뜨겁다. 출판사 트웰브와 저작권 대행사 재블린 측은 “저자는 7자리대(최소 100만 달러)의 선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거부했다. 언론 자유 등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에 인세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의혹의 실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은 이날 하원에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에 동의할 때까지 군사 원조를 보류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대가가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테일러 대행은 5월 마리 요바노비치 전 대사가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압박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백악관의 눈 밖에 나고 석연찮은 이유로 경질된 뒤 이 자리를 맡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모든 공화당원은 린칭(lynching·사적 폭력)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해 인종차별 논란까지 일었다. ‘린치’ 혹은 ‘린칭’은 남북전쟁 이후 남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을 불법 처형한 행위를 뜻한다.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고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까지 ‘유감스러운 단어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월 민주당의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 4인방을 공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선을 위한 지지자 결집 목적으로 의도적인 단어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CNN 등은 바이든 전 부통령도 1998년 CNN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언급하며 ‘린칭’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트럼프#내부고발#우크라이나 의혹#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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