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의 상징 슈리성(首里城) 화재와 관련해 유네스코가 “재건을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NHK가 1일 보도했다.
메틸트 뢰슬러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은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를 파견하는 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원하고 싶다”며 슈리성 재건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뢰슬러 소장은 “세계유산이 화재를 당한 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또 (불이 난 것)인가’”라는 생각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슈리성은 일본과 오키나와의 상징으로, 심리적인 충격의 크기는 헤아릴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에서 요구할 경우 전문가를 파견해 지원하고 싶다. 이미 일본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고, 다음 주 초에도 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화재를 계기로 슈리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선 ”슈리성 터는 다른 관련 유산과 함께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이번에 전소된 건물은 그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밖에 유산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전날 새벽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那覇)시 슈리성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중심 건물인 ‘정전’ ‘북전’ ‘남전’ 등 총 7곳이 전소됐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나하시 경찰은 불이 나기 1시간 전까지 이어진 ‘슈리성 축제’ 무대 설치 작업이 이번 화재와 관련돼 있을 것이라 보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정전’ 북쪽 입구 셔터가 잠금장치 돼 있던 사실도 이날 추가로 밝혀졌다.
이 건물은 옛 류큐 왕국(1429~1879)의 상징이었던 건물로, 한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 명소다. 슈리성은 1933년 국보로 지정됐고, 태평양 전쟁 기간 오키나와 전투 당시 미군의 공격을 받아 소실됐다. 이날 화재로 전소된 슈리성은 1945년까지 남아있던 모습을 바탕으로 1992년에 복원한 것이다. 2000년에는 슈리성 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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