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전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하루 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직전 대기장에서 아베 총리와 11분간 깜짝 환담을 한 것을 두고 향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한 발언이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 글에서 “모친상에 위로전을 보내주신 여러 정상에게 일일이 감사인사를 했다”고도 밝혔다. 아베 총리 역시 문 대통령에게 위로전을 보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 석간은 “(두 정상의 11분 회동에서) 아베 총리가 ‘징용 문제는 1965년 청구권협정에 의해 다 해결됐다’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이 ‘일본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것(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1+1안)이 전부는 아니며 여러 선택지를 생각하고 있다. 계속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또 문 대통령이 양국 고위급 협의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한국 측이 대화 창구를 청와대 고위직으로 하는 안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날 일본 정부 인사들은 두 정상의 회동 의미를 축소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일본의 원칙적 입장을 확실히 전달했다. 한국 측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도 ‘양국 정상의 회담이 한일 관계를 일보 전진시켰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10분간 말을 주고받은 것을 두고 큰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양국 고위급 협의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고위급이라는 직책의 문제보다 (협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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