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전 세계적인 모피 퇴출 움직임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CNN·가디언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왕은 올해부터 모든 의상에 동물 털을 뽑아 만드는 진짜 모피 대신 인조 모피를 사용하고 있다.
이 내용은 지난 25년간 여왕의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한 안젤라 켈리의 신간 ‘동전의 뒷면: 여왕, 디자이너, 옷장’에 실렸다.
책에는 “만약 여왕 폐하가 추운 날씨에 공식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면, 2019년부터는 가짜 모피가 사용될 것”이라고 적혀 있다.
영국 여왕은 1952년 즉위 이후 70년 가까이 각종 행사에서 모피를 착용해왔다. 1960년대에 구입한 갈색 털 코트를 즐겨 입었고, 표범 가죽 숄을 두르고 공식석상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물 보호 단체들은 여왕의 변화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국가원수(여왕)의 결정은 모피가 유행에서 벗어났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 했고, 페타(PETA) 역시 “여왕의 결정에 직원들이 축배를 들고 있다”면서 “영국 국민의 95%가 진짜 모피 착용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대의 표시”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프라다·구찌·아르마니·버버리 등 전 세계 패션업계가 모피 퇴출을 발표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주 정부 가운데 최초로 캘리포니아주가 동물 모피 제품을 금지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왕의 의상 변화가 의회 개회식 때 입는 예복으로까지 확대될 지는 불분명하다 CNN은 전했다. 문제의 의상은 어민(족제비의 흰색 겨울털)과 벨벳 망토로 이뤄져 있다.
또 가디언은 “새로 구입하지 않겠지만, 여왕이 기존에 갖고 있던 모피 의상을 계속 착용할 것”이라는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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