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의 3분기 실적이 위워크와 우버 등에 대한 투자 손실이 크게 늘면서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순익은 반토막이 났다. 창사 이래 최악의 수준이다.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너덜너덜해졌다”는 표현을 쓰며 “태풍, 폭풍우의 상황이다. 이 만큼 적자를 낸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며 깊은 우려감을 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날 실적을 공개하고 2019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줄어든 4215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 6517억엔, 영업 손실은 155억엔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엔 1조 4207억엔 흑자를 냈었다.
3분기(7~9월)에만 7001억엔 적자(작년 동기 5264억엔 흑자)를 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480억엔)를 15배나 웃도는 것이다.
특히 주력인 비전펀드 사업에서 고액의 손실(5726억엔)이 발생했다. 위워크가 방만한 경영으로 기업공개(IPO)도 못해 지난달 1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데다, 우버·슬랙·디디추싱 등 투자사들이 고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2771억엔의 이익을 낸 중국 알리바바도 비전펀드의 손실분을 상쇄하지 못했다.
비전펀드는 9월 말 기준 88개 스타트업에 약 707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는 좋지 못하다.
118억달러를 투자,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디디추싱의 경우 계속되는 적자에 올 여름 20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섰으며 27억달러가 투자된 쿠팡의 경우 지난해 영업 손실이 매출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우버의 주가는 이번 주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소프트뱅크의 분기 실적이 14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는 손정의 회장의 스타트업 투자 고위험 전략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이 같은 우려 속에서도 ‘비전펀드 2호’를 강행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불확실한 요인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내년 상반기 실적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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